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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관리/주식

행운에 속지 마라, 나심 니콜라스 탈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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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led by Randomness
불확실한 시대에 살아남는 투자 생존법
행운에 속지 마라
나심 니콜라스 탈렙
이건 옮김
신진오 감수
중앙북스
 
 
- 투자서라기보다는 철학서 같음.
- 철학서라 논리를 따라가야 하니 하이라이트를 하면 몇 개의 문단을 하게 됨
- 실질적인 주식투자에는 별 도움이 안 될 수도. 주식투자를 하는 내 마음가짐에는 도움이 될 수도.
- 내가 시도하지 못 할 방법으로 돈 번 사람들에 대한 내 입장 정리를 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 같음. 배 아파할 일도 아니고, 따라할 일도 아니고, 그들을 비웃거나 조롱할 일도 아님. 그들이 그 방법으로 결국 크게 돈을 벌더라도 내가 따라하면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님. 그들이 실패하더라도 모두가 실패하는 것은 아님. 결과(역사)는 확률적 사건의 한 사례임. 
- 저자가 냉소적이고 회의적인데다 조롱하는 기술이 아주 뛰어남. 내가 좋아하는 성향이긴 한데 그런 내가 보기에도 좀 심한 편.
- 그래도 책을 읽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은 오랜만인 것 같음. 책을 그동안 안 읽긴 했지만 ㅎ
- 엄청 재밌고 읽기 편한 책은 아니라 반납일에 자동반납되면 굳이 다시 대출해서 볼 것 같진 않음. 
 
 
### 하이라이트 한 부분들 ###
# 홍춘욱, 추천의 글 부분 #
- 이 대목에서 잠깐 네이트 실버의 역작, <신호와 소음>(더 퀘스트, 2014)의 한 대목을 인용해보겠습니다p.90-91.
   테틀록은 전문가가 제시한 답변을 바탕으로 이들을 이른바 '고슴도치'와 '여우'라는 양극단 사이의 스펙트럼 위에 분류해놓았다. (...)
   ` 고슴도치는 거창한 생각 즉 세상에 대한 지배적 원칙, 물리학 법칙이자 사회의 모든 상호작용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처럼 작동하는 거대한 원칙을 믿으며, 긴장하고 성급하며 경쟁적인 'A형 행동 양식'에 속한다. 칼 맑스와 계급투쟁,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무의식, 말콤 글래드웰과 '티핑 포인트'를 생각하면 된다.
   ` 여우는 이에 비해 수없이 사소한 생각을 믿으며 또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관심이 사방팔방으로 뻗치는 산만하기 짝이 없는 유형이다. 여우는 늬앙스의 차이, 불확실성, 복잡성, 대치되는 의견 등에 좀 더 관대한 경향이 있다.
   그래서 고슴도치가 언제나 큰 녀석 하나를 노리는 사냥꾼이라고 한다면, 여우는 무언가를 부지런히 줍고 다니는 채집자다.
-> 처음 읽을 때는 나는 여유 성향인가보다 했는데 고슴도치 같은 본성을 가진 것 같기도 하고. 결론은 이미 감정적으로 내려놓고는 그 결론을 확신하지 못하고 내 감정적 결론을 보강할 이성적 근거를 여기저기 찾아서 강화하는 것 같은데 ㅎ 여우의 속성은 학습의 결과인 것 같은데.
 
- 이 대목에서 잠시 탈렙의 이야기를 경청해 보겠습니다.
   한 괴짜 재벌이 러시안룰렛을 하여 살아남으면 1,000만 달러를 주겠다고 제안한다고 가정하자. 러시안룰렛은 6연발 권총에 총알을 한 알만 넣어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는 게임이다.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역사 하나가 실현되며, 여섯 개의 역사 모두 발생할 확률이 같다. 여섯 개 가운데 다섯 개는 돈을 버는 역사이고, 하나는 난감한 부고 기사를 신문에 올려야 하는 역사다. 이때 확인할 수 있는 역사는 단 하나뿐이라는 것이 문제다. 누군가 1,000만 달러를 벌게 되면 언론에서는 멍청하게도 그를 찬양하고 칭송할 것이다. (...) 하지만 가족, 친구, 이웃들이 러시안룰렛 승자를 역할 모델로 삼기라도 한다면 어쩌겠는가? (...)
   러시안룰렛을 하려면 어느 정도 생각과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게임을 계속한다면 결국 불행한 역사를 만나게 될 것이다. 만일 25세 청년이 1년에 한 번씩 러시안룰렛을 한다면, 그가 50회 생일을 맞이할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하다. 하지만 이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서 예컨대 25세 청년이 수천 명이나 된다면, 우리는 몇몇 생존자를 보게 될 것이다(극소수의 생존자는 엄청난 부자가 되고 나머지는 무덤에 묻힐 것이다). (...)
   러시안룰렛으로 베팅하여 번 1,000만 달러와 치과를 열심히 운영해서 번 1,000만 달러는 가치가 다르다. 룰렛으로 번 돈이 운에 더 크게 좌우된다는 점만 제외하면, 둘 다 구매력 면에서는 똑같은 돈이다. 회계사가 보기에도 똑같고, 이웃이 보기에도 똑같은 돈이다. 그래도 나는 두 돈이 질적으로 다르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 러시안룰렛에 참여하는 청년이 수천 명이나 된다면 우리는 몇몇 생존자를 보게 될 것이다.... 이 대목에서 단기 트레이딩으로 크게 성공한 사람을 옆에서 보고 그대로 따라해도 수익률이 달랐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천부적인 재능으로 설명했는데 확률이었을까? 러시안룰렛에서 많은 돈을 번 청년을 찬양하고 칭송하는 언론까지 우리 모습 그대로잖아. 
  
- 탈렙이 <행운에 속지 마라>에서 하려는 말은 매우 명확합니다. 왜 치과의사의 길을 가지 않고 러시안룰렛의 길을 가느냐는 것이죠. 특히 탈렙은 아주 흥미로운 두 사람(네로와 존)의 사례를 보여줍니다.
   네로는 치과의사처럼 나이가 듦에 따라 더욱 안정적인 성과를 올리는 투자자라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자산은 매우 안정적인 미국채에 투자되어 있으며, 절대 어떤 한계 이상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죠. 이 결과 그는 트레이딩 룸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올리는 트레이더는 아니지만, 대신 가장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트레이더라 할 수 있습니다. 여유시간도 많아서...
   반면 존은 투자등급이 낮은 채권, 즉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트레이더입니다. 그는 확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며, 그저 운이 좋아 일시적으로 큰돈을 벌었을 뿐입니다. 그렇지만 존의 집은 네로의 집보다 훨씬 크며.... 다들 예상하다시피, 존의 전성기는 매우 짧았습니다. 예상치 못한 충격이 시장을 덮친 순간 존의 펀드는 거덜 났고, 결국 그 큰 집을 팔고 쓸쓸히 시장을 떠나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이 사례를 읽은 후에야 '삶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돈이 물처럼 넘쳐흐르는 시기는 매우 짧으며, 그 시기를 만나 돈을 벌고 잃는 것은 대부분 '운'에 달려 있다는 것이죠. 네로처럼, 그리고 치과의사들처럼 안정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확률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며 더 나아가 자신이 어떤 포지션을 쥐고 있는지에 대해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투자한 것이 정말 안정적인지, 그리고 예상치 못한 시장의 위험 요인이 출현했을 때에도 정말로 안정적인 것인지를 점검해보게 되었죠.
 
- 일확천금의 꿈을 깨끗하게 버리고, 네로처럼 미국채에 투자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미국채는 매우 안정적인 데다, 2008년 같은 급박한 위기 상황에서도 오히려 가치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 미국채에 투자했다 파산한 은행들이 생긴 2023년 봄에 이 분은 여전히 이 생각을 고수할까 궁금함. 얼마 전에 읽었던 켄 피셔의 책에서는 장기로는 채권의 변동성과 주식의 변동성이 차이가 없다고 했었고.
 
 
 
 
# 저자 본문 #
- 사람들이 결정론으로 치우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과거에 일어난 사건들은 항상 필연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이것을 후견지명 편향 또는 사후확신 편향hindsight bias이라고 부른다).
- 반 세기 전 과학연구에서도 '전문가'들은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실패를 깨닫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람들은 예측할 때마다 틀렸는데도 다음에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늘 생각한다.
- 확률은 주사위나 더 복잡한 변수로 승산을 계산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지식이 불확실함을 인정하고 무지를 다루는 방법을 개발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 이 책에 담긴 몇 가지 메시지에 대해 사람들이 혼동하고 있다. 우리 두뇌는 확률 개념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므로 '모 아니면 도' 방식으로 단순화하려고 덤빈다. 그래서 나는 '만사가 운'이 아니라 '생각보다 운이 중요하다'는 뜻을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나는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은 운 좋은 바보들'이라고 주장했지만, "성공한 사람들 모두 운 좋은 바보들"로 전달되었다. 
- 열심히 일하고, 시간을 잘 지키고, 깨끗한 셔츠를 입고, 향수를 사용하는 등 일상적인 통념을 따르면 성공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통념을 따른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끈기와 인내 같은 전통적 가치들도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지만, 그것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 성공의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을 혼동하는 것이다.
- 복권에 당첨되려면 일단 나가서 복권을 사와야 한다. 하지만 복권방에 가서 복권을 사오는 행위 자체가 복권 당첨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 행위는 단지 필요조건일 뿐이다. 물론 필요조건은 중요하다. 그러나 무작위 사건이 발생하는 세계에서는 중요도가 떨어진다.
- 우리 두뇌는 때때로 인과관계를 거꾸로 파악한다. 훌륭한 자질 덕분에 성공한다고 생각한다.
- 백만장자들의 속성이 평균적인 사람들과 비슷하다면, 이들의 성공은 오히려 운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 백만장자에게는 위험 감수라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고 저자가 주장했는데 순진하기 짝이 없는 경험주의 사례일 뿐이다.
- 저자가 똑같은 조사를 파산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틀림없이 이들의 파산이 위험 감수 때문이라고 주장했을 것이다.
- 그렇다고 워런 버핏이 무능하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투자자들의 수가 늘다보면 그 가운데 거의 필연적으로 운이 좋아서 실적이 뛰어난 사람도 나온다는 말이다.
 
- 주식시장의 속성은 무작위이고 사후적으로 논리를 갖다 붙일 뿐
- 언론인들은 대부분 언론 사업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 듯하다. 특히 라디오나 TV와 같은 언론 사업의 목적은 진실 추구가 아니라 거의 연예 사업이다. 이들은 언론인이 단지 연예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그들을 사상가로 착각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일한다.
-> 언론 사업은 거의 연예 사업, 이 말 매우 공감. 
 
- 예상 밖의 희귀사건인 검은 백조는 좋은 사건이 될 수도 있고 나쁜 사건이 될 수도 있는데도 말이다.
- 이 책에서는 이 문제를 검은 백조Black Swan 또는 희귀사건Rare Event이라고 부른다.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만약 발생할 경우 엄청난 충격을 몰고오는 사건을 뜻한다.
- 이를 '비대칭 문제'라고 한다. 실패의 대가가 지나치게 클 때 아무리 자주 성공을 해도 소용없다는 의미다.
 
- 네로는 시기심을 달래려고 서열의 법칙을 조사했다.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부분 남들이 9만 달러를 벌 때 자신이 8만 달러를 버는 것보다, 남들이 6만 달러를 벌 때 자신이 7만 달러를 버는 편을 더 좋아한다.
- 트레이더로 인생을 수백만 번 다시 산다고 해도 불운을 맞이할 확률은 거의 없다. 그러나 역시 이러한 보수성 때문에 행운을 맞이할 확률도 거의 없다.
- 반면 갑은 인생을 100만 번 다시 산다고 해도 거의 전부 경비원으로 살아갈 것이고(로또 구입에 수없이 헛돈만 쓰면서), 100만 번에 한 번 로또에 당첨될 것이다.
 
- 몬테카를로 기법이란, 간단히 말해서 다음 개념을 사용해서 가상역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첫째, 표본경로를 생각한다. 대체역사의 과학적 명칭은 대체표본경로alternative sample paths인데, 이는 확률 과정이라는 확률 수학의 한 분야에서 빌려온 이름이다.
- 다시 말해, 새가 내일 밤 어디에 있을 것인지를 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일 밤 새가 돌아다닐 수 있는 다양한 장소를 모두 알고자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1년 뒤 투자자의 자산 가치를 알려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가 1년 동안 가슴 졸이며 겪을 가격 등락을 모두 알려는 것이다.
 
- ... '멍청한 낙관론자', '성급한 비관론자', '신중론자'로 트레이더를 구분하여 강세장 및 약세장 환경하에 시뮬레이션을 시행하였고, 단기 생존율과 장기 생존율을 조사하였다. 이런 구조에서 멍청한 낙관론자들은 강세장에서 돈을 벌지만, 이 돈으로 자산을 더 사들이면서 가격을 높이다가 마침내 자금이 바닥나게 된다. 한편, 비관론자들은 강세장에서 돈을 벌지 못해 망한다. 내 모델에 따르면 결국 제대로 생존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비관론자들은 강세장에서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고, 낙관론자들은 강세장의 풍악 소리가 멈추자 평가이익이 사라지면서 학살당했다. 그러나 예외가 하나 있었다. 일부 옵션 매입자들은 지구력이 탁월했다.
 
- 실제로는 현실이 더 나쁠 수도 있다. 어떤 면에서 우리는 자신의 경험으로부터도 배우지 못한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과거에 경험한 감정적 반응이 단기에 그쳤음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어떤 물건을 사면 장기간 행복할 것이라고 착각하거나, 사지 않으면 장기간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착각한다(과거에 비슷한 물건을 샀을 때의 기쁜도 오래가지 않았고, 사지 않았을 때의 고통도 오래가지 않았다).
- 파산한 트레이더들의 특징을 보면, 이들은 자신이 시장을 잘 파악하고 있으므로 불리한 사건을 피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이들이 위험을 감수한 것은 용감해서가 아니라 단지 무지했기 때문이다.
 
- 우리가 과거를 돌아볼 때, 그것은 늘 하나의 사건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과거의 역사는 마치 결정론적인 것으로 보인다.
- 사람들이 이후에 얻은 정보 때문에 사건 당시 자신의 지식을 과대평가하는 현상을 심리학자들은 후견지명편향, 즉 "나는 처음부터 그럴 줄 알았어" 효과라고 부른다.
- 언론에서 낙선한 후보자의 출마를 '실수'라고 부르듯이, 새 관리자는 손실을 본 거래를 '엄청난 실수'라고 불렀다. 그러나 실수란 사후적으로 평가할 대상이 아니라, 당시까지 존재한 정보를 바탕으로 평가할 대상이다. 나는 이 관점을 목이 쉬도록 거듭 주장할 생각이다.
 
- 확률적 사고방식을 하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은 모든 신기술과 발명들이 우리 생활을 혁명적으로 바꿀 것으로 생각한다. 답은 그렇게 명확하지가 않다. 지금 우리는 실패한 신기술은 제외하고 성공한 신기술만을 보고 계산하기 때문이다.
 
- 사회에 유통되는 정보의 가치가 전반적으로 마이너스라는 생각은 로버트 실러로부터 시작되었다.
- 그는 주가가 '무엇(예컨대 기업의 현금 흐름)'에 대한 추정 가치라면, 시장가격은 변동성이 매우 커서 '무엇(대용으로 배당을 사용했다)'을 확실하게 나타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격은 내재 가치보다 더 크게 움직여서, 때로는 지나치게 오르거나 내리는 과잉 반응을 보였다. 가격과 정보의 변동성이 다르다는 것은 '합리적 기대'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다(시장 가격은 증권의 장기 내재 가치를 합리적으로 반영하지 않고 과다하게 상승하거나 하락했다). 시장이 분명히 잘못되었다. 그래서 실러는 시장이 금융 이론에서 주장하는 것만큼 효율적이지 않다고 발표했다(시장이 효율적이라는 말은 가격에 모든 정보가 반영되어 있어서 투자자들이 가격을 예측할 수도 없고 이익을 얻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실러가 이렇게 결론을 내리자, 효율적 시장 가설의 사제들은 배신한 이단을 처단하라고 지시했다.
 
- 대다수의 유명 언론은 단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무심코 소음을 제공하고 있으며, 소음과 정보를 구분하는 메커니즘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 유복하게 은퇴한 치과의사가 쾌적하고 화장한 마을에 살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는 탁월한 투자자여서 미국 단기 국채보다 연 15%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오차율, 즉 변동성은 연 10%이다. 이는 표본경로가 100개인 경우, 68개가 15% 초과수익률의 +-10% 범위인 5~25% 안에 들어온다는 뜻이다(엄밀하게 말하면, 종형 정규 분포에서는 관측치의 68%가 -1~1 표준편차 안에 들어온다). 또한 표본경로 95개는 -5~35% 범위 안에 들어온다는 뜻이다.
- 연 15% 수익률에 변동성이 연 10%라면, 한 해에 수익이 발생할 확률이 93%라는 뜻이다. 그러나 표2와 같이 1초 단위로 본다면, 수익이 발생할 확률은 50.02%에 불과하다. 시간 단위를 아주 짧게 잡으면 승산이 크게 낮아진다.
- 이번에는 치과 의사가 1년에 한 번씩만 실적을 확인한다고 가정하자. 그가 앞으로 20년을 산다면, 그는 19번 기쁨을 느끼는 반면 고통은 단 한 번만 경험할 것이다.

표2 시간 단위에 따른 성공 확률
시간 단위1년1분기1개월1일1시간1분1초
확률93%77%67%54%51.3%50.17%50.02%

- 이렇게 시간 단위에 따라 달라지는 운의 속성을 전문가들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 다른 각도에서 소음과 정보의 비율을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 1년 단위면, 실적 확인 1회당 소음이 약 0.7개 포함된다. 1개월 단위면, 실적 확인 1회당 소음이 2.32개다. 1시간 단위면, 실적 확인 1회당 소음이 30개고, 1초 단위면 소음이 1,796개다.
- 시간 단위가 짧으면 실적이 아니라 변동성을 보게 된다. 다시 말해서, 편차만 볼 뿐이다. 그래서 기껏해야 편차와 수익이 뒤섞인 모습을 보는 것이지, 수익을 보는 것이 아니다(하지만 우리의 심리는 이런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 사람들이 어떤 주장을 하든, 손실 때문에 겪게 되는 고통은 이익에서 오는 기쁜으로 상쇄되지 않는 법이다(일부 심리학자의 분석에 따르면, 손실에서 오는 부정적 효과는 이익에서 얻는 긍정적 효과보다 강도가 2.5배나 크다). 따라서 심리적으로 적자 상태에 이르게 된다.
- 이제 치과의사가 빈번하게 실적을 확인하면서 고통과 기쁨을 둘 다 많이 경험하게 되고 이 둘은 상쇄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되었으니...
 
- 종교나 개인적 행동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지성적이 되는 반면,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처럼 운에 지배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지극히 비합리적이 된다.
- 하지만 이들은 증권 방송 '투자 고수'의 분석에 귀 기울이거나, 비싼 차를 모는 이웃의 말만 듣고 전혀 알지도 못하는 주식을 샀다가 낭패를 봤다.
 
- 카를로스를 파산시킨 것은 1998년 여름의 폭락이었다. 이 마지막 폭락은 상승으로 반전되지 않았다. 이 시점까지 그의 분기 실적을 보면 나빴던 때는 마지막 분기 딱 한 번뿐이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 물타기
- 시장이 하락하기 시작하자 그는 러시아 채권을 더 매집했고, 평균매입단가는 약 52달러가 되었다.
- 러시아 채권은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48달러 밑으로 내려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에게 위험은 너무도 작고, 수익 기회는 너무도 컸다.
- 8월 말이 되자 벤치마크 러시아 채권은 1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카를로스의 재산도 거의 절반이 날아갔다. 결국 그는 해고되었다. 
- 멍청한 IMF는 러시아 정부의 사기에 넘어갔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럴듯한 포장 능력으로 평가받는 것이지, 현실에 대한 정확한 분석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채권 가격은 그런 포장에 속지 않았다. 채권 가격은 이코노미스트들보다 똑똑했고, 신흥시장 부서의 카를로스 같은 트레이더들보다도 똑똑했다.
- 일정 시점에서 보면, 가장 큰 성공을 거두는 트레이더는 시장의 최근 순환 주기에 가장 잘 맞는 트레이더다.
 
- 존은 자신을 고용한 뉴욕 투자은행에 7년 동안 2억 5,000만 달러를 벌어주었다. 하지만 그는 단 며칠 만에 6억 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혔다.
- 이들이 경험한 상황을 들여다보면, 운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환경에서 운을 전혀 모른 채 성공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 일부 트레이더들은 책에 나오는 온갖 실수를 저지르고도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운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존편향이 나타난다. 우리는 실력 있는 트레이더가 성공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는 아마도 인과관계를 거꾸로 이해한 것이다. 단지 돈을 벌었기 때문에 실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순전히 운이 좋아서 돈을 벌 수도 있다.
- 카를로스와 존은 둘 다 시장 순환주기의 덕을 본 사람들이다. 단지 이들이 시장을 제대로 골랐기 때문이 아니다. 당시 상승하던 시장의 특성과 이들의 성향이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시장이 하락할 때 매입했다. 돌이켜 보면 이 방식은 두 사람이 활동하던 1992~1998년 여름 동안 시장에서 우연히도 가장 유리했던 방식이었다. 역사의 일정 기간에 우연히 이런 방식으로 투자했던 사람들이 당시 시장을 석권했다. 이들은 실적이 좋았기 때문에 더 유능했던 트레이더들을 밀어내고 시장을 차지했다.
 
------------------------------------------ 여기까지 읽었음
 
 
 
- 우연과 확률이 삶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하우스 에피소드 중에 One Day, One Room이 생각났음. 하우스 에피소드 중에 유일하게 에피소드 제목과 내용을 기억하는 편임.
 

https://youtu.be/avAHsJgr4m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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