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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거리/책 읽기

[책] 모순, 양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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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양귀자 (지은이)
살림
1998-07-04 초판출간 
 
 
 

 
 
- 누군가의 인생책이 나에게는 아니었다. 그다지 재미도 없었다.
- 하지만 몇몇 글귀들은 공감이 되어서 캡쳐는 꽤 많이 했다.
- 지하철에서 들고 읽기 적당한 두께와 무게다.
 
 
 
 
### 책 중에서
- 14쪽
    빈약한 인생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내가 스물다섯, 결혼 적령기라는 사실과 전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 25살이 결혼 적령기라니! 98년이면 내 20대 청춘과 비슷한 시기인데.
20년, 30년이면 세상이 많이 달라진다. 그리고 내 세대의 평균수명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 내 인생에 20년과 30년이라는 시간이 앞으로도 최소한 1-2번은 있을 수도 있다. 세상의 변화에 둔감해지지 말아야지 다짐한다.
 
- 25쪽
    그런데 나는 집에 있지 않고 여기에 있는 것이었다.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차피 여기에 와 있고, 더더욱이 장미꽃을 들고 어머니에게 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우리 집에선 그랬다. 그런 일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장미꽃을 주고받는 식의, 삶의 화려한 포즈는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 아니었다. 가난한 삶이란 말하자면 우리들 생활에 절박한 포즈 외엔 어떤 것도 허락하지 않는 삶이란 뜻이었다.
 
- 68쪽
    추억까지 미리 디자인하고 있는 남자, 현재를 능히 감당하고도 남음이 있어 먼 훗날의 회상 목록까지 계산하고자 하는 그의 도도한 힘이 나에게는 조금 성가셨다. 하지만 나는, 추억이란 계산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만들어진다는 둥, 별로 대단할 것도 없는 일에 그렇게 머리를 쓰고 살자면 피곤하겠다는 등의 분위기 깨는 말은 결코 하지 않았다.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을 부득불 해가면서 살아갈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아껴서 좋은 것은 돈만이 아니었다. 어쩌면 돈보다 더 아껴야 할 것은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말들이었다.
 
- 116쪽
... 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 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하고 은혜는 꼭 돌려 주지 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장부책 계산을 그렇게 한다.
-> 부모에게서 받는 상처가 이런 예시의 대표적인 것이 아닐까. 나도 부모님에게서 받은 자잘한 상처를 기억하고 있는 게 있고, 주위 지인들을 봐도 그렇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계산이 잘못되기 시작하고 관계가 어긋나게 되는 것인가.    
 
- 171쪽
...... 상처 입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것은 말이 아니었다. 상처는 상처로 위로해야 가장 효험이 있는 법이었다. 당신이 겪고 있는 아픔은 그것인가, 자, 여기 나도 비슷한 아픔을 겪었다, 어쩌면 내 것이 당신 것보다 더 큰 아픔일지도 모르겠다, 내 불행에 비하면 당신은 그나마 천만다행이 아닌가......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뿐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억울하다는 생각만 줄일 수 있다면 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 199쪽
    사랑은 그 혹은 그녀에게 보다 나은 '나'를 보여 주고 싶다는 욕망의 발현으로 시작된다. '있는 그대로의 나'보다 '이랬으면 좋았을 나'로 스스로를 향상시키는 노력과 함께 사랑은 시작된다. 솔직함보다 더 사랑에 위험한 극약은 없다. 죽는 날까지 사랑이 지속된다면 죽는 날까지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절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 주지 못하며 살게 될 것이다. 사랑은 나를 미화시키고 나를 왜곡시킨다. 사랑은 거짓말의 유혹을 극대화시키는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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