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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거리/책 읽기

[책]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라우라 에스키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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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도 좋아하고 요리책도 좋아하고 요리프로그램도 좋아하고 ㅎㅎㅎ 내 취향에 맞는 책이었다. 여기 나오는 요리에 군침을 흘리거나 어떤 맛인지 상상하진 못 했다. 그래서 영화로 보고 싶다. 영화에서는 요리장면과 음식을 잘 다뤘겠지? 그런데 판타지(?) 동화(?) 같은 장면은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했을까?
- 후안 룰포로 멕시코문학 도전했다 실패했는데 이 책도 멕시코문학이다. 세상엔 수많은 작가가 다양한 이야기를 지어냈으니 취향에 안 맞으면 다른 책을 찾으면 된다.
- 패니 플래그의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생각난다. 읽는 동안에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후기를 쓰다보니 비슷한 점이 있네.
- 요리가 막 상상되진 않지만 이야기는 술술 읽히고 내용 전개도 빠르다. 읽는데 오래 걸리진 않은 것 같다. 데미안이 더 얇은데 데미안을 읽는데 더 오래 걸린 것 같네.
- 전래동화 같은 부분이 자주 등장한다. 작가가 동화작가였다고 봤던 것 같은데. 동화에서 나올 법한 과장된 장면이 자주 나온다. 그걸 환상적이라고 표현했던가.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려서 그 눈물로 소금을 만들었더니 몇 년을 먹었다는 뭐 그런 식의 표현들. 나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서 읽었는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네 하는 사람도 있으려나.
- 뒷 부분 해설을 보니 이 책도 페미니즘 소설이란다. 여자가 작가이고 여자가 중심인 이야기는 페미니즘이라는 태그가 붙나? 그게 싫다는 게 아니다. 여성인 내가 보기엔 다른 남성 작가들의 소설과 뭐가 그렇게 다른가 싶은데 페미니즘이라는 얘기에 갸웃한다. 여성들의 이야기는 다 페미니즘인가. 여성 작가가 어떻게 글을 쓰면 페미니즘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궁금하다.
- 역자의 후기인가 아무튼 뒷 부분 해설 부분에 "지나치게 여성적이라는 평도 없진 않지만"이라는 표현도 있는데 지나치게? 여성적인 게 뭘까 싶다. 남자가 쓴 소설에 지나치게 남성적이라는 평이 있는지 궁금하다. 소설을 읽을 때는 별 생각이 없는데 뒤에 붙는 해설이나 역자 후기에서 갸우뚱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네. 특히 여성 작가의 페미니즘 소설에.

### 책 중에서

- 75쪽

    페드로의 눈길이 티타의 가슴에 머무를 때까지 두 사람은 황홀경에 빠진 채 서로 마냥 바라보기만 했다. 티타는 맷돌질을 멈추고는 페드로가 잘 볼 수 있도록 몸을 꼿꼿하게 세워서 자랑스럽게 가슴을 펼쳤다. 이 뜨거운 탐색전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영원히 바뀌었다. 옷을 뚫는 듯한 강렬한 시선을 나눈 후로는 모든 게 전과 같지 않았다. 티타는 그제서야 자신의 몸을 통해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이다. 모든 물질이 왜 불에 닿으면 변하는지, 평범한 반죽이 왜 토르티야가 되는지, 불 같은 사랑을 겪어보지 못한 가슴은 왜 아무런 쓸모도 없는 반죽 덩어리에 불과한 것인지 그제야 알 것 같았다.

 

- 123쪽

    "1669년 함부르크의 화학자인 브란트가 연금술을 연구하다가 인을 발견했어요. 그는 금속을 소변의 추출물에 첨가하면 금으로 변할 거라 믿었지요. 그런데 여태까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강하게 타오르는 물질만 얻게 된 거예요..."

 

### 작품해설 중에서

- 264쪽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은 성과 음식이라는, 당시로서는 참신한 주제로 새로운 페미니즘 문학을 구축했다. 너무 가볍다는 평과 지나치게 여성적이라는 평도 없진 않지만 이 작품은 논의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는 대중소설을 문학의 영역으로 끌어올렸고,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창출해 냈다. 여성의 구체적인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계급과 인종의 범주를 가미해 페미니즘 논의를 한층 더 풍부하고 다양하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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