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전집 368
이디스 워튼 저자(글) · 김욱동 번역
민음사 · 2020년 08월 14일
- 양재도서관에서 빌린 첫 책이다. (회사 근처에 양재도서관이 있다는 것을 얼마전에 알았다. 집이 도서관에서 멀어지는데 회사가 도서관 근처라는 사실을 알게 되다니. 기쁘지 않을 수 없다.) 더운 날이기도 했고 여름이라는 제목, 초록색이 들어간 표지와 젊은 여성의 옆얼굴 표지가 가볍게 읽기 좋을 것 같아 골랐다. 두께도 적당하고.
- 가볍게 읽기 좋기는 하다. 그런데 내 취향은 아니었다. 처음은 로맨스 소설인가 싶은 도입부였고 뒤로 갈수록 현실적이네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내용이었다. 이 책 전에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를 읽었는데 그 책의 여주인공과 비교하면 이 얼마나 현실에 안주하는 여주인공인지.
- 여성의 성적 열정을 다룬 책이라는 소개 문구가 있었는데 2024년을 사는 나에겐 저 문구가 저 책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1910년대(?) 1차 세계대전 즈음에 이 책을 썼다고 하니까 그 때의 여성들에게는 저런 소개 문구가 어울렸을 수 있지만 성적 열정에 대한 내용은 지금의 나에겐 '이 책의 어디가?' 싶다. 성적 열정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본 것은 아니지만 ㅎ.
- 이런 류의 소설이라고 해야 하나 작은 아씨들, 제인 에어 이런 소설과 비슷하지 않나? 저런 소설을 재밌게 읽지 않는 사람이다. 별로 읽지도 않았고. 저런 류의 영화나 드라마도 재미 없어서 잘 보지 않는다. 로맨스를 보고 싶으면 아주 대중적인 로맨스소설(브리저튼 같은 ㅎ)을 읽지 밍숭맹숭한(?) 이런 현실적인 인생은 별로다.
- 옛날 책이라 그동안 여러 미디어에서 반복해서 쓰인 전개라 그런지 당시에는 뻔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내가 보기에 내용 전개는 뻔하다. 이대로 잘 될 리가 없을텐대, 아, 결국 저렇게 되는군 하는 식의 반응이 나오는 책이다.
- 여성의 성장소설이라고 하는데, 성장인가? 현실을 알게 되고 그 현실에서 편한(안주하는?)선택을 하는 게? 현실에 안주하면 그냥 일탈을 한 거잖아. 일탈을 통해 성장? 그럴 수 있긴 하지만. 그동안 봐 온 소설의 여성들이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것을 봤더니 현실을 생각하면 가장 적절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모험적, 진취적 뭐 그런 면모가 없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라 씁쓸한 이야기였다. 읽으면서 '전형적이군'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 이 책을 읽고 나서 청산도의 사랑이야기가 생각났다. 청산도에서 바다에 있는 그 하트 문양과 설명글을 봤을 때 '이게 무슨 사랑이야기야, 양반이 잠깐 놀다가 여자 버리고 떠난 이야기지' 했는데, 뭐 비슷한 이야기다. 그런데 그 여성이 사랑을 했다고 생각한다면 사랑이야기이긴 하겠지? 그 여성이 사랑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다른 생각이 먼저 드는 건 허용되는 건가 궁금하네. 내 생각이니까 허락을 받을 것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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