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놀 거리/책 읽기

[책] 희랍어 시간, 한강

반응형


- 다시 소설을 읽고 있다. 한강 소설 여러 편과 연을 쫓는 아이까지 연달아 읽으니 고통과 괴로움의 감정이 넘쳐서 한동안 소설은 멀리해야겠다고 결심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다시 심심해졌다. 심심함을 남의 고통스러운 이야기로 해결하려는 게 맞나 싶지만... 어느 책에서 읽었지? 남의 고통이 나의 위로가 되는 게 더 쉽다고. 참 끔찍한데 그런 듯도 하고.
- 얼마 전에 그런 글도 봤다. 자신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빠져있는 것을 나이 들면 다시 찾게 된다고. 특정 학년이었던 것 같은데, 의도는 어릴 때 빠지는 게 자신이 근본적으로 좋아하는 거라는 거겠지. 그렇다면 나에겐 책과 음악이다. 성향상 덕후처럼 좋아하진 않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가수가 계속 있기는 했다. 내가 찾았던 거겠지만. 요즘엔 유투브 뮤직으로 듣는데, 세상은 넓고 내가 좋아하는 성향의 노래도 무지 많더라.
- 책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읽었는데 대학 이후부터 한 20년 동안은 쉬었다. 아마 대학때부터 영상매체를 접하면서 영화를 시작으로 미드까지 영상쪽으로 흥미가 넘어갔던 것 같다. 그러다 이제 영상도 지겹다는 시점이 왔다. 더이상 새로운 게 없네 하면서 유투브로 넘어왔는데 유투브도 이제 지겹다는. 어젯밤에 유투브가 재미 없어서 책을 읽었으니. 그리고 책에 빠져서 평상시 수면시간을 3시간 넘겨서 잠들었다. 책을 다 읽으려고 늦게 잠들다니. 오랜만의 경험이다.

- 이 이야기 희랍어 시간 이야기가 아닌데 주절주절 늘어놓았네.

- 희랍어 시간은 그동안 검은 사슴부터 시작해서, 그대의 차가운 손, 노랑무늬영원, 바람이 분다, 가라로 이어지면서 고조되었던 한강 작가가 이렇게 나에게도 재밌는(?) 이야기를 쓸 수 있구나 하는 나의 기대감에 실망을 준 작품이다.
- 모르겠다. 나에겐 잘 와닿지 않았다. 이전 작품들의 반전? 자극?을 보면서 한강 작가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나에게도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게 새로웠는데 희랍어 시간은 한강 작가의 글이 다시 생략이 많고 나는 좀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모두 다 내 취향일 수는 없겠지. 그래도 내가 이제 한강 작가 작품을 재밌어해서 계속 그럴 거라 생각했는데 희랍어 시간은 아니었다. 뭐 그랬다. 밀란 쿤데라 책을 내가 다 좋아하는 것이 아니듯이 한강 작가 책도 다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지.

- 이제 단행본으로 출판된 한강 작가의 소설과 소설집은 다 읽은 것 같다.
-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는 상 받을 만한 작품인 것 같고 읽어보면 좋겠지만 그 안에 있는 고통이나 자신의 윤리의식 등이 글을 읽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 평소에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에게 제일 추천할 만한 책은 내 기준 <바람이 분다, 가라>이다. <파란 돌>을 두 번 읽고 나서 <바람이 분다, 가라>를 읽어서 그런지 단편과 장편에서 서로 다른 글의 분위기와 극적인 전개가 인상 깊었다. <노랑무늬영원> 소설집에 있는 <파란 돌>을 먼저 읽고 <바람이 분다, 가라>를 읽으면 더 재밌을 거라 생각한다. 물로 내 취향이지만. 내 취향이 꼭 일반적이지도 않고.
- 그 다음으로 기억나는 소설은 그대의 차가운 손이다. 왼손이라는 단편소설도 생각나고.
- 이렇게 보면 내 취향은 기이한 것, 특이한 것, 내가 이해할 수 없으면서 이해하고 싶은 것에 있나 싶기도 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