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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거리/책 읽기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 필립 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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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재밌고 내용도 좋음. 필립 피셔 책 더 읽어야겠음.

- 성장주 투자의 아버지(?) 같은 투자가라고 함

- 피터 린치 책이 이 책과 유사한 것 같음. 다만 투자 종목은 필립 피셔가 더 옛날 사람인데 기술주 투자에 적극적이었다는 게 흥미로움. 기술주 좋아하는 내 성향에 더 맞는 것 같음.

 

### 책 중에서

# 보수적인 투자의 네 번째 영역: 주가를 결정짓는 요소

- 그저 심리학자를 찾아가면 충분하지 않은가?

 그 대답은 타이밍에 있다. 어떤 기업에 대한 사실과 편차가 있는 증권가의 평가로 인해 그 기업의 주식은 상당한 기간 동안 내재가치보다 훨씬 높게, 혹은 낮게 거래될 수 있다. 더구나 증권가의 많은 기관 투자가들은 "리더의 뒤를 좇아" 행동하는 습관이 있다. 그 리더가 월 스트리트의 대형 투자은행일 경우 특히 그렇다. 어떤 주식에 대해 매우 비현실적인 평가가 이뤄져 이미 사실에 입각해서 볼 때 도저히 정당화할 수 없는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도, 상당히 오랫동안 이처럼 높은 주가가 유지되는 경우가 종종 연출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이미 엄청나게 높은 주가 수준인데 오히려 더 높이 치솟는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어떤 주식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의 실제 상황 간의 엄청난 격차는 몇 년씩이나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러나 때로는 몇 달이 걸릴 수도 있고, 때로는 이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거품은 반드시 꺼지게 마련이다. 어떤 기업의 주가가 비현실적인 기대로 인해 너무 높게 거래되고 있다면, 이 주식을 갖고 있는 주주들은 조만간 기대가 현실로 나타나기를 기다리다 결국은 지쳐버릴 것이다. 아직도 시간이 한참 지나버린 비현실적인 기대를 붙잡은 채 이 회사의 주식을 추가로 매수하려는 수요자들도 있겠지만 실망한 주주들이 주식을 팔기 시작하면 곧 공급이 수요를 압도할 것이다. 그러면 주가는 급락하게 된다. 때로는 그 이후에 나오는 새로운 재평가는 상당히 현실적인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럴 때 나오는 재평가는 주가 급락에 따른 감정적인 압력을 반영하게 마련이어서 부정적인 측면을 너무 강조하게 된다. 그 결과 증권가의 새로운 재평가는 이제 사실보다 너무나 좋지 않게 나오고, 한동안 이런 평가가 주가를 짓누르게 된다. 이제 앞서 증권가의 평가가 과도할 정도로 좋았을 때 벌어졌던 과정과 똑같은 일이 다시 반복돼 나타난다....

과도하게 저평가됐던 주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할 때 주식을 매도하지 않은 운이 좋은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만들어낼 수 있는 리스크와 관련해 가장 큰 보상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득을 얻게 된다. 주당 순이익이 꾸준히 늘어나는 데 따른 상승 효과와 증권가의 재평가로 인해 주가수익 비율이 높아지는 데 따른 효과가 중첩되면서 그야말로 극적인 주가 상승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인텔 팔지 말고 더 기다려야 하나? 실적 계속 좋아질 것 같긴 한데 말이지)

 

- 나의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하는 투자자라면 일시적으로 고평가된 기업의 주가가 혹시 급락하더라도 이를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는 반대로 이런 주식을 팔고 주가가 떨어지면 적당한 시점에 재매수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은 내가 지금까지 관찰한 바로는 절대 이런 주식을 다시 사지 못한다. 이런 투자자들은 대개 주가가 떨어지면 더 큰 폭으로 떨어지기를 기다린다. 결국 몇 년이 지나 펀더멘털이 강력한 이런 기업의 주가가 자신이 매도한 가격보다 훨씬 높은 수준까지 올라가게 되면 뒤늦게 엄청난 주가 상승을 놓쳤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 다시 말하지만 화학 기업의 주식이 시장에서 유망주로 평가 받을 당시 증권가에서 가졌던 모든 긍정적인 요인들은 화학 산업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가 싸늘하게 얼어붙은 이후에도 여전히 계속됐다. 그러나 1960년대에 전면으로 부상한 부정적인 요인들 역시 앞선 시기에도 존재했지만 그 시기에는 증권가에서 거의 무시해버렸다. 두 시기 사이에 바뀐 것은 사실들이 아니라 무엇을 강조하는가 하는 점이었다.

 

- 그렇다면 이날 모토로라 주식을 전날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매수한 투자자들은 현명했던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그 뒤 몇 주만에 모토로라의 주가는 이날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해 차라리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게 더 나았을 것이다. 주식시장 전반이 하락할 때는 어떤 회사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가 이전보다 부정적으로 바뀌게 되면 긍정적으로 바뀔 때보다 훨씬 더 빨리 시장에 반영된다. 시장이 상승세를 탈 때는 이와 반대되는 현상이 벌어진다. 모토로라의 텔레비전 사업부문 매각 소식을 듣고 이 회사의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에게는 안타깝게도 바로 그 다음주부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단기금리를 잇달아 큰 폭으로 인상하는 바람에 시장 전반의 흐름은 하락세로 돌아섰고, 약세 심리가 광범위하게 퍼져나갔다. 

 

- 지금까지 설명한 보수적인 투자의 네 번째 영역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특정 시점의, 특정 종목의 주가는 특정 기업에 대해, 또 그 기업에 속해있는 업종이나 산업에 대해, 그리고 주식시장 전반의 주가 수준에 대해 증권가에서 현재 내리고 있는 평가에 따라 결정된다. 어느 시점에 어떤 종목의 주가가 매력적인가, 그렇지 않은가는 이 같은 증권가의 평가가 실제 펀더멘털과 얼마나 차이가 나느냐에 따라 상당부분 좌우된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것처럼 주식시장 전체의 주가 수준은 투자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이를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순전히 금융적인 요인들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지 정확히 예측하는 게 결정적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게 바로 금리다.

 

- 나의 투자 철학은 사실 1929년에 내가 저지른 실수로부터 하나씩 배우면서 커나갔다. 어떤 주식이 낮은 주가수익 비율로 거래되고 있다면 언뜻 보기에 매력적일 수 있지만 주가수익 비율 그 자체는 아무것도 보장해주지 않으며, 오히려 그 회사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려주는 경고의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 또 당시 월 스트리트의 시각과는 반대로 어떤 주식이 싸며, 혹은 고평가 되어있는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은 현재의 연간 순이익에 따라 계산한 주가수익 비율이 아니라 몇 년 뒤의 연간 순이익에 기초한 주가수익 비율이라는 점도 깨닫기 시작했다. 만약 내가 어떤 기업이 몇 년 뒤에 거둘 순이익을 개략적으로나마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면 주식 투자로 인한 손실을 피하는 것은 물론 상당히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열쇠를 갖게 되는 셈이었다!

 

- 1920년대의 강세장 거품이 곧 터질 것이라는 나의 예측은 놀라울 정도로 적중했고, 그 후에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나의 판단은 거의 들어맞았다. 하지만 이런 예상 덕분에 내가 얻은 것이라고는 소수의 사람들 사이에서 내 명성이 약간 높아지는 정도에 불과했을 뿐 경제적으로는 아무런 실익도 거두지 못했다. 이런 시기를 거치면서 나는 아무리 정확한 투자 판단을 내리고, 특정 주식을 사고 팔 의사를 갖고 있다고 해도 이를 실제 행동으로 옮겨 그 거래를 완결시킬 때까지는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 반대로, 그러나 올바르게

나는 일반적인 사고의 흐름과는 무조건 거꾸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그것의 본래 의미가 무엇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을 많이 보았다: 투자에 관한 일반적인 흐름에서 벗어나 이와 반대 방향으로 갈 때는 반드시 자신의 판단이 정확하다고 확신, 또 확신하고 있어야 한다.

 

- 나보다 주식 거래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던 증권 중개인들은 나에게 앞으로 주가가 몇 년 안에 몇 배로 오를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 주식을 10달러에 매수하나 10과 4분의 1달러에 매수하나 거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지정가격으로 주문했다. 내가 이렇게 지정가격으로 주문한 이유라고 해봐야 내 마음대로 생각한 가격, 가령 10과 8분의 1달러 이상은 절대로 더 지불할 수 없다는 자의적인 판단 외에는 없었다. 논리적으로 봐도 이것은 우스운 일이었다. 나는 사실 이런 주문 방식이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는 아주 뿌리깊은 나쁜 투자 습관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 다우 케미칼의 창업자인 허버트 다우 박사는 이미 17년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나 자신도 가끔씩 그가 남긴 말을 인용할 정도로 그는 정말 대단한 신념을 가진 인물이었다...."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직원은 승진시키지 말라. 만약 이런 직원을 승진시킨다면 그것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사람을 승진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다."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이 바로 이 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주식시장에서 여간해서는 붙잡기 힘든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고 마는가!

비지니스의 세계에서 진정으로 가치있는 업적을 남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당한 정도의 개척정신이 필요하다. 뛰어난 재주가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개척정신으로 달궈져야 하기 때문이다. 최첨단 기술의 연구개발에서 어떤 성과를 얻어내는 데는 특히 그렇다. 참여한 사람들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고, 그 사람들의 생각이 아무리 훌륭하다 할지라도 그들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갈 때가 있게 마련이다. 그것도 아주 참담하게 실패할 때가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실패로 인한 비용이 추가되는 바람에 그 해의 순이익은 앞서의 예상치에 훨씬 못미치게 된다. 월 스트리트 같은 곳에서는 곧 바로 이 회사의 최고 경영진에 대한 평가를 낮추는 데 합의한다.  그 결과 그 해의 낮아진 순이익은 주가수익 비율을 지금까지의 평균치보다 훨씬 밑으로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순이익 감소의 영향은 더욱 증폭된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때로는 주가가 그야말로 헐값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의 경영진이 실은 앞서 여러 해에 걸쳐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던 경영진이라면, 성공과 실패의 비율이 앞으로도 똑같을 가능성이 높다. 매우 탁월한 능력을 가진 최고 경영진이 이끄는 기업의 주식이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즉 단 한번의 잘못된 실수가 바깥에 알려지는 바람에 말도 안되는 주가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 그렇지만 내가 매각한 주가는 당초 매수한 주가와 큰 차이가 없었다. 내가 주식을 매각한 시점은 이 회사의 성장률이 정점에 달해 앞으로의 전망은 다소 불확실해졌을 때여서 내 판단은 정확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몇 년씩이나 보유했던 주식을 그야말로 얼마되지 않는 이익만 거둔 채 매각한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시대에 실질 투자 수익을 올리기는커녕 원금 보전도 어렵게 만든다. 사실 이런 사례는 주식시장의 열기가 한창 고조되어 있을 때 냉정을 유지하지 못한 채 처음부터 너무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 결국 실망스러운 투자 수익률로 귀결된다는 점을 가르쳐주었다. 

 

- 개인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큰 역할을 하는 소형 기술주에 비해 기관 투자자들이 주가를 좌지우지하는 대형 기술주 가운데 더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약 10년 전에도 당시 널리 퍼졌던 주식시장의 양극화 이론의 오류를 일찌감치 깨달았던 사람들이 잘못된 개념으로 인해 주가가 왜곡됐던 종목을 찾아내 큰 이익을 보았던 것처럼 10년에 한 번 정도는 그릇된 이론이 부상해 분별력을 가진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 5. 약간의 실수를 저지르는 것은 빼어난 투자 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하는 데 따르는 불가피한 비용이다. 수익성이 가장 좋은 최고의 대출 은행들조차 어느 정도는 부실 대출을 감수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요한 점은 가능한 한 빨리 실수를 깨닫고, 실수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이해한 뒤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우는 것이다. 일부 주식에서 발생한 작은 손실은 기꺼이 감수하고, 보다 전망이 밝은 주식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계속 더 커나가도록 한다면 이미 훌륭한 투자 운용의 첫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좋은 주식에 투자했다가 서둘러서 작은 이익을 취하고, 나쁜 주식에서 발생한 손실을 계속 커나가도록 방치한다면 끔찍스러운 최후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이익이란 단지 그것을 손에 넣는다는 만족감을 위해 실현시켜서는 절대 안된다.


 - 7. 성공적인 주식 투자의 기본적인 요소는 지금 증권가를 지배하고 있는 의견을 무조건 맹신하지 말 것이며, 그렇다고 단순히 역발상 투자를 위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시각을 무조건 무시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특정 시점의 상황을 철저히 조사해서 더 많은 지식을 쌓고, 더 나은 판단을 내린 다음 정말로 자신이 옳다는 판단이 섰을 때 과감히 "군중과 반대되는"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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