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놀 거리/책 읽기

[책]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패니 플래그

반응형

 
- 한 책을 다 읽고 나면 다른 책을 바로 읽어서 책 후기를 써야지 하다가 미루다보면 후기를 써야지 하는 책이 점점 늘어난다. 그래서 앞으로는 한 책을 다 읽고 나면 후기를 먼저 쓰고 다른 책을 읽기로 했다. 쓸 말이 별로 없는 책은 간단하게 평을 남기면 되어서 오히려 후기를 빨리 쓰는데 뭐라도 주절거리고 싶은 책은 제대로 쓰고 싶은 생각에 미루다가 결국 안 쓰고 남겨져 있는 책들이 더 많다. 더 재밌게 읽었던 책의 후기를 안 쓰게 되는 현상을 뭐라고 해야 하나.
 
- 역시 민음사 유투브에서 보고 읽은 책이다
- 재밌었다.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빨리 읽었다.
- 따뜻한 마을 이야기라고 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물론 따뜻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 안에 폭력, 혐오, 장애, 살인!까지 세상사 있을 것은 다 있다. 그런데도 이야기를 어떻게 표현하냐의 문제 아닌가 싶다. 어떤 사람들은 고통만을 생각하면서 절망하고 괴로워하는 이야기로 만들 수도 있었을텐데 '세상사 다 그렇지, 그렇지만 사는 게 기쁜 일이잖아' 하는 태도로 말하는 화자가 있으니 따뜻한 이야기가 되어버린 이야기라고나 할까.
- 이 책을 읽으면서 태어난 아이였던가 하는 제목의 그림책이 생각났다. 내 2024년 독서 열풍에 바람을 일으킨 책이었던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에서 소개되어서 읽었던 그림책이었는데 읽었던 당시엔 뭐 그렇네... 하고 시큰둥하게 넘겼었다. 그런데 친구랑 대화하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태어난 아이 이야기가 생각났다. 좋은 책인건가?
-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를 읽으면서 태어난 아이가 생각난 이유는 여기서 등장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고통과 슬픔을 겪으면서 삶을 사는데, 그런데도 따뜻함을 잃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범죄도 저지르는데 그 이야기를 너무 무심하게 하니 따뜻한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 헤어질 결심과 결은 다르지만 비슷한 느낌이 있다. 알고 보면 서래는 사람을 여러 명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죽인 살인자인데도 서래를 잔인한 살인자로 인식하고 영화를 보지 않듯이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범죄에 대해서도 그렇게 보게 하는 면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이런 식으로 서술하고 끝이라고?
- 따뜻한 마을의 이야기라고 하면 그것도 맞는데 따뜻하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다. 으엑??? 하는 내용도 있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내용도 있는데 이 책은 무슨 어느 날 까마귀가 우리 집 정원에 날아들었다 식으로 표현하니 이렇게 느끼는 게 맞나 싶은 느낌마저 들었다.
- 미드 '위기의 주부들' 느낌이다! 겉으로 보면 평화롭고 다정하고 서로 위해주고 뭐 그렇게 살아가는 것 같은데 그 안에서 온갖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이야기. 그렇지만 마을은 여전히 평화로워 보이는 이야기.
 
- 페미니즘 소설? 이라고 하는데 이 정도 내용에 '이즘'을 붙일 정도인가? 싶었다. 남자가 읽으면 다르게 읽히나? 다른 소설과 뭐가 달라서 페미니즘 소설이라는 태그가 붙게 되었을까?
- 여자들의 사랑 이야기가 있지만 델마와 루이스 정도의 느낌이랄까? 사실 델마와 루이스가 기억나진 않고 느낌만 남은 상태이긴 하지만.
- 영화로 나왔다는데 언젠가는 보고 싶다.

- KKK단 이야기가 나오는데 1930년대 이야기니까 100년  조금 못 되는 이야기다. 1950년 부분이었나에도 KKK단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고.  
- 후기를 쓰면서 검색해보니 2007년에 43년 전이면 1960년대까지도 KKK단이 살인을 했나 보다.
- 그들이 무슨 근거로 다른 사람에 대한 폭력과 살인을 정당화하는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그런 생각들이 수십년간 이어졌다니. 사실 소설을 읽으면서는 지금은 KKK단 걱정은 하지도 않는 세상이니 그래도 세상은 진보하는구나에 대해서 긍정했는데 말이지.
- 100년이면 요즘은 한 사람이 생애를 사는 기간 정도라고 말해도 되는데, 우리나라 역사를 보통 5천년 역사라고 하니까 100년이면 아주 짧은 순간이잖아. 100년 동안 세상이 이렇게 변할 수 있다면 지금은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비록 퇴행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것은 일시적인 퇴행이 아닐까, 결국 세상은 진보하지 않을까. 한 번 자유를 맛 본 사람이 다시 자유를 잃을 수 없듯이, 한 번 퍼진 올바른 사상은 결국 사람들을 영원히 퇴행시킬 수는 없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했다.
- 물론 인간은 망각하기도 하니까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1차 세계대전의 시작인 선전포고를 했을 때 전쟁 시작에 흥분하고 열정을 느끼고 하는 역사가 반복될 수도 있겠지. 슈테판 츠바이크 책의 후기도 써야하는데 쓸 말이 많아서 못 쓰고 있다.



 
- 이 책의 내용 중 캡쳐한 부분은 이 한 장이다.

- "에벌린이 나처럼 오래 산다면 앞으로 살 날이 37년이나 남아 있어요"
- 요즘 내 관심사가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보다. 이런 문장들이 꽂힌다. 나이 들어서도 뭔가를 도전하는 이야기, 그것을 응원하는 이야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