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저자(글) · 정덕애 번역
민음사 · 1999년 06월 25일
- 검은 고양이를 읽고 이 책을 그 다음으로 읽은 건 그냥 우연이었는데, 책의 분위기가 이어지네.
- 섬뜩하면서 무섭기도 하고, 그런데 안타깝기도 하고, 누군가를 탓하기도, 누군가의 잘못이라고 하기도 어려운데 상황은 나빠지고,
- 내가 저 상황 속에서 있었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봐도 뚜렷한 답은 나오지 않고, 그 선택이 상황을 달라지게 했을까도 모르겠고, 다들 살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는 것 같은데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다들 상처를 가지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 벤이 가족이 아닌 다른 집단(그게 불량스러워 보이는 집단이더라도)과 어울릴 수 있었던 걸 보면 가족과도 잘 지낼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봤는데, 가족이 벤이 어울린 집단과 다른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처럼 대할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 이 책 이후에 작가는 <세상 속의 벤>이라는 후속작을 내놨는데, 그 책은 국내엔 아직 미번역이라고 한다. 그 책의 줄거리를 누군가의 후기에서 봤는데 더욱 안타까워졌고.
- 아버지가 자기 자식인데도 벤에게 너무 매몰찬 것 아닌가 생각했는데, 벤 이외의 자식과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자연에서 모든 자식을 살릴 수 없을 때 도태되는 자식을 포기하는 자연 선택을 선택한 쪽이 아닌가 싶고,
- 그렇다면 작가는 인간과 동물이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얘기한 것일까? 가족을 소중히 여기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것이 어떤 틀 안에서만 유효하고 위기가 다가왔을 때는 적자생존과 다르지 않다?
- 슬프고 안타까운 이야기인데, 내가 그 현실에 들어가면 누구를 비난할 수 있을까 싶은 이야기였다.
-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존재하더라도 이질적인 존재라는 것은 이렇게나 공동체를 위협하는 존재인가? 그래서 이질적인 존재, 이질적인 집단에 대한 배척이 자연스러운 것인가?
- 이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지금은 말고 좀 나중에. 읽으면 좀 우울해지는 이야기라서.
- 세상 속의 벤도 번역된다면 읽어보고 싶다.
- 책은 그렇게 길지 않고 책 무게도 지하철에서 손에 들고 읽기 적당하다. 다만 내용이 출퇴근에 적당한 내용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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